노인인권 취재노트

Writer admin Time 2025-03-10 14: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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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주민참여 효도밥상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식사 습관은 건강하게 나이드는 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식생활은 만성질환의 발생 및 진행을 억제하고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을 연장시킨다. 그러나 노화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면 식사를 준비하는 것에 어려움이 늘고 양질의 식재료에 대한 접근성 또한 떨어지게 된다. 특히 고령 1인 가구의 경우 끼니를 거르거나 빵이나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많아 불량한 식사로 인한 영양 불균형 상태에 이르기 쉽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저소득층 노인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복지관 등에서 급식을 제공하는 경로식당 사업,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사배달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준 소득 이상의 노인들 또한 양질의 식사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영양관리상태가 나쁜 노인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위소득 150% 이상의 경우에도 영양관리에 주의 또는 개선이 필요한 노인의 비율은 30.7%에 달했다.

  가파른 고령화 추세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직접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중심으로 질 좋은 식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치솟고 있지만 매 끼니를 외식이나 민간의 식사배달 서비스로 해결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종교단체 등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점심을 제공하는 무료 급식소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는 노인복지관에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은 ‘저렴하고 질 좋은 식사’ 에 대한 많은 노인들의 수요를 보여준다. 이에 혼자서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노인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식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 마포구1)에서 소득에 관계없이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마포구 주민참여 효도밥상’ 사업을 시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023년부터 실시한 이 사업은 지역 내 식사 지원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주 6일 균형 잡힌 점심식사를 제공하여 결식과 고독을 방지하고, 건강체크와 법률․세무 상담 등도 연계해 주는 원스톱 노인복지 사업이다. 사업대상자 1순위는 홀몸 어르신이며, 2순위는 가족이 챙겨줄 여력이 되지 않는 어르신 등이다. 이용자들은 사전에 동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은 이용카드로 출석을 체크하는데, 출석하지 않는 어르신에게는 전화나 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효도밥상 사업은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2022년 9월 기본계획 이후 TF 구성(’22.9.), ‘마포구 노인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22.12.), 추진계획 수립(’23.1.) 등을 거쳐 2023년 4월 24일 서강동 1호점을 포함한 7개 급식기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사업은 지자체의 예산으로 100%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요비용의 많은 부분을 후원금으로 마련하였고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보탰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마포구는 구청장을 시작으로 효도밥상 1인 1구좌 캠페인을 2022년 11월부터 시작하여 2024년 12월 기준 약 18억원의 후원금을 모았고, 식재료 비용의 대부분을 이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마포구가 구의회 업무보고 시 밝힌 2025년 효도밥상 관련 소요예산은 총 32억원으로, 이 중 마포구 예산으로 부담하는 것은 출연금 및 사업비로 12억원이며, 나머지는 17억원의 후원금과 마포복지재단에서 부담하는 3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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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밥상 대흥동 1호점에서 분홍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어르신의 식사 모습을 살피고 있다. (사진 : 마포구)

 

  2025년 2월 현재에는 52개로 늘어난 급식기관에서 하루에 약 1,800여 명의 어르신들이 효도밥상을 이용하고 있다. 이 같은 규모로 사업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조리가 가능한 ‘반찬공장’ 덕분이다. 사업 시행 초기에는 일반 식당과 복지관에서 자체적으로 조리하여 급식을 실시하고 운영비 정도만 지원을 받았다. 이렇다보니 참여 급식기관에서 손해를 감수하는 구조여서 신규 모집에 한계가 있었고, 구에서 직접 급식소를 확충하는 것은 예산과 시간상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는 대규모로 조리한 음식을 각 급식기관으로 배송․공급하는 거점형 이동 급식 시스템을 고안하였고, 급식 조리 센터를 만들기 위해 지역의 빗물펌프장 내 관사를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하기로 하였다. 마포구 소재 기업 ㈜한샘도 주방시설과 책상 등 가구를 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그 후 2024년 4월, 하루에 1,000명 분의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반찬공장’ 이 완공되어 조리시설을 갖추지 못한 급식기관도 ‘반찬공장’에서 당일 조리한 신선한 국과 반찬을 공급받아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반찬공장에서는 영양사, 조리원, 조리보조원, 운전원을 포함한 7명의 상시근로자와 자활근로자, 노인 장애인 일자리 근로자 등 9명을 비롯해 총 16명이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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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공장’ 내부 (사진 : 마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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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도밥상 반찬공장’에서 조리한 음식을 각 급식기관에 배송하기 위해 트럭에 옮기고 있다. 
(스크린샷 출처 : 마포구 공식 유튜브)

 

 

  효도밥상 사업은 식사를 매개로 하여 어르신들의 안부와 건강도 관리한다. 마포구 자원봉사센터를 주축으로 모인 약 300명 규모의 주민봉사단은 배식, 말벗 봉사와 함께 식사시간에 오지 않는 어르신을 파악하여 전화나 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한다. 또한 각 동 주민센터 소속 방문간호사가 정기적으로 효도밥상 식당을 찾아 어르신들의 기초건강을 살피고 당뇨, 고혈압 체크 등 만성질환 상담도 실시하고 있으며, 고령자에게 쉽지 않은 법률․세무 분야의 상담 등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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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간호사가 식사 전 어르신의 혈당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 : 마포구)

 

  마포구 관계자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효도밥상 급식기관까지 걸어서 왕복하다 보면 운동도 되고, 밖에 나오려면 씻고 옷을 차려 입어야 해 삶의 활력을 돋우는 효과도 있다” 고 설명했다. 또한 “밥을 혼자 먹는 것과 누군가와 같이 먹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같이 먹으면 우울감이 줄어들고 고독사가 예방된다” 고 하며 해당 사업이 참여자들의 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참여 효도밥상’ 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사업은 지역 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업비 일부를 개인과 단체 등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사업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고자 하는 주민들은 급식기관에 참여하거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업 시작 이후 약 1년 6개월 간 각계각층에서 효도밥상 사업을 위해 기부한 후원금은 2024년 12월 현재 약 18억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는 전 재산을 사후 기증하기로 한 지역의 홀몸 어르신도 있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마포구는 사업 대상자 확대를 위해 하루 2,000명 분의 반찬 조리가 가능한 반찬공장 2호점을 2025년 연내 조성할 계획이다. 반찬공장 2호점이 완공되면 최대 1일 4,000명까지 효도밥상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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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 주민참여 효도밥상 사업은 고령화 시대에 노인 영양 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급식 제공을 넘어 건강관리와 안부 확인 등 일상케어 복지서비스까지 연계함으로써 지역 내 고령층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소득 기준 없이 연령만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함으로써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사회적 연대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는 1인 고령 가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자녀와 동거하거나 배우자가 있는 노인들 중에서도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이 규모를 확대하여 주거 형태나 가구 구성과 관계없이 결식 우려가 있는 75세 이상 노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부터 개인과 기관, 단체의 후원으로 상당한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빌려 사업을 운영한 이 사례는 향후 다른 지자체의 노인 급식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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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포구는 서울시 중서부에 위치에 있는 기초자치단체로 면적은 23.84㎢로 서울시 전체의 3.93%에 해당한다. 인구는 372,745 명으로 서울시 전체의 3.9%이며 (2024년 12월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25개구 중 15위),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60,009 명으로 서울시 전체의 3.3%이다 (25개구 중 19위). 2024년 마포구 예산규모는 8,412 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