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AGAC(admin) 시간 2025-08-01 14: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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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나다운 삶’ 살아요” 치매 환자 1000만 일본의 변화 엿보기

[제1734호] 2025.07.31 14:50

 

치매 노인 일하는 식당 등 ‘단절 대신 참여’ 지원…후쿠오카시 환자-기업 연결 ‘오렌지 인재 뱅크’ 설립

 

[일요신문] 치매를 향한 일본 사회의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치매에 걸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치매 환자도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치매 노인이 일하는 식당이 문을 열고, 치매 친화적 마을이 조성되는 등 ‘나다운 삶’을 위한 변화가 하나둘 자리 잡는 중이다. 현재 일본의 치매 환자는 약 472만 명, 그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는 564만 명으로 알려졌다. 합치면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치매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 속 질환’으로 보고, 치매에 걸려도 존엄과 희망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 전환에 나섰다.

 

#치매여도 ‘나답게’ 일할 수 있는 가게

일본 아이치현에 있는 ‘지바루 식당’은 특별한 식당이다. 이곳에는 세 명의 치매 노인이 점심 시간대 종업원으로 일한다. 시급은 1080엔(약 1만 원), 3시간가량 손님을 맞이하고 음식 서빙과 설거지 등을 맡는다. 종업원 요코 씨(74)는 경증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그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맡겨주는 가게가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종업원이 치매 환자임을 숨기지 않는다. 개업 6년째를 맞았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가끔 주문과 다른 음식이 나오거나 젓가락 수가 틀리는 실수가 있어도 손님들은 대부분 너그럽게 이해한다. 오히려 “우리 할머니 같다”며 따뜻한 미소로 응답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치카와 다카아키 사장은 개호복지사(요양복지사) 출신으로, 20년 가까이 치매 환자를 돌봐왔다. 그는 “치매에 걸려도 이들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많다”며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식당을 연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치매 초기 환자가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의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략)

 

#디자인으로 만드는 치매 친화 도시

치매는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원인으로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병이 진행될수록 우울, 불안, 초조 같은 정서적인 변화도 뒤따르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들과 연결돼 있고, 자신의 역할이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치매 환자도 충분히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믿음을 바탕으로 일본 전역에서는 치매 환자의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닌, 초고령화 사회 속에서 치매와 공생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다. 예를 들어 아키타현 후지사토초는 ‘인재 뱅크’를 통해 치매 환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역 특산물인 고사리 수확, 공공시설에서 단순 작업, 꽃 돌보기 등이 주요 업무다.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에는 치매 환자들이 운영하는 작은 목공소가 있으며, 편의점 용기를 조립하거나 채소 배달, 공원 청소 등 치매 환자가 일할 수 있는 곳을 전개하는 프로젝트도 생겨났다.

디자인을 통한 배려도 주목할 만하다. 후쿠오카시는 ‘치매에 친화적인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치매 환자도 알기 쉬운 디자인을 곳곳에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공화장실 안내판이다. 치매를 앓으면 시야가 좁아지고 거리 감각도 떨어지기 때문에 안내판의 높이를 낮추고, 보다 직관적인 그림과 글자를 병행했다. 이 디자인은 현재 후쿠오카시 지하철역을 비롯한 122곳의 시설에 적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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