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노인인권전문가와의 대담 및 라운드테이블

작성자 admin 시간 2025-12-12 11: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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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s://care.ubd.edu.bn/?page_id=97)
브루나이의 인구학적 전환과 고령화 대응: 가족, 복지, 연령차별을 중심으로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AGAC)는 2025년 12월 11일 브루나이의 인구학적 변화와 고령화 대응을 주제로 아셈노인인권전문가와의 대담을 개최하였습니다. 브루나이 다루살람 Brunei Darussalam 대학교​ 교수인 Dr. Evi Arifin을 모시고 해당 국가의 인구 구조 변화, 사회보장 체계, 가족 돌봄, 그리고 연령차별(ageism) 이슈를 종합적으로 논의하였습니다.

 

이번 회의는 브루나이의 사례를 동남아시아 및 한국을 포함한 타 국가들과 비교함으로써, 고령화가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문화 전반과 긴밀히 연결된 발전(development) 이슈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구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Dr. Arifin은 브루나이가 인구 50만 명 미만의 소규모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이후 인구가 3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인구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며, 현재 인구 변화의 주요 요인은 자연증가보다는 이주(migration)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특히 임시 거주 외국인 노동자는 브루나이의 경제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고령기에 브루나이에 정착하지 않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1970년대 약 5.5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0년대 초 이후 대체출산율 이하로 내려왔으며, 이러한 감소는 비무슬림 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기대수명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령 인구 비중과 중위연령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가족 돌봄의 지속성과 변화하는 도전

인구 분포는 경제·행정 중심지인 Brunei-Muara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가구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령자가 가구주인 가구와 1인 가구는 증가하는 반면, 대가족 가구는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브루나이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의 돌봄 문화가 강하게 유지되어 왔으나,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가족 규모 축소, 자녀의 해외 거주 증가 등으로 인해 가족 돌봄만으로 고령자 돌봄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도 점차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전문 돌봄 인력과 지역사회 기반 돌봄 체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복지 다이아몬드와 연금 제도의 특징

Dr. Arifin은 브루나이의 사회보장 체계를 복지 다이아몬드(welfare diamond)’ 개념으로 설명하며, 국가·가족·시장·공동체의 역할이 결합된 구조임을 강조하였습니다. 국가는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 소득세 면제, 기초재 및 연료 보조금, 그리고 보편적 노령연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금 제도는 세대별로 구분된 다층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60세 이상 시민과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비기여형 연금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며, 1993년 이전 공무원과 군·경 인력에게는 확정급여형(DB) 연금이 적용됩니다. 1993년 이후 세대는 기여형(DC) 연금 체계를 적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가퇴직연금제도(SPK)로 통합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대 간 연금 형평성에 대한 인식 차이도 주요 논의 주제로 다루어졌습니다.

 

연령차별 인식의 확산과 과제

이번 세미나에서는 연령차별(ageism) 문제 또한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졌습니다. Dr. Arifin은 브루나이에서 연령차별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최근에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고령자를 지칭하는 용어 사용, 언론 보도, 제도적 관행 전반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WHO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언어 사용과 정책 담론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타 국가들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가족 돌봄의 약화 가능성, 출산율 감소에 대한 정책 대응, 외국인 노동자의 사회보장 접근성, 소득 불평등, 그리고 고령자의 삶의 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Dr. Arifin은 현재 브루나이의 고령자들은 전반적으로 살 만한 삶(livable life)’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며, 이는 강한 가족 관계와 국가 복지 체계의 결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다만 이동성이 낮고 가족 지원이 약한 고령층의 경우, 향후 취약성이 커질 가능성도 함께 언급하였습니다.

 

포용적 고령화를 향하여

세미나는 브루나이가 비교적 높은 재정 여력과 포괄적인 복지 기반을 바탕으로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향후 과제로는 지역사회 기반 돌봄 확대, 돌봄의 전문화, 연령차별 완화, 자동화·인공지능·노년기술(gerontechnology)을 활용한 포용적 고령화 전략이 제시되었습니다.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AGAC)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아시아·유럽 지역 국가 간 고령화 경험을 비교·분석하고, 인권 기반의 고령화 정책 담론을 확장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